https://www.facebook.com/share/p/1TXCnz4y6v/?mibextid=wwXIfr 권효재 박사 [AI와 한국의 원자력 발전] 요즘 한국의 AI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를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칼럼들이 주요 신문들에서 꽤 보인다. 그런데, 이런 칼럼들은 다소 추상적으로 AI 전력 수요는 늘고, 저렴한 전기가 많이 필요하니, 원자력이 더 필요하다는 식의 논리를 전개한다. 구체성이 부족하다. 조금 더 들어가 보자. 1. AI로 향후 한국의 전력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까? 어려운 질문이다. 사실 구체적인 이론이나 잘 정리된 논거가 없는 영역이다. LLM이 제품으로 세상에 등장한지 불과 3년이니, 향후 이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를 예측할 수 있는 이론이 정립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전력 수요는 급증할 수도, 별로 늘지 않을 수도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매일 전기가 부족하다 아우성이라는데 무슨 소리인가 할 수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연말이 되어 송년 파티를 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여러 건이 들어왔다. 그럼 그 문의 전화가 모두 식당 방문과 식사 주문으로 이어질까? 허수 주문 혹은 그냥 알아보려는 주문도 있기 때문에 많은 식당들이 예약 확정을 위해 일부 선결재를 요구한다. AI 전력 수요도 마찬가지다. 빅테크들이 끝없이 전기를 요구하는 것 같지만, 장기 계약으로 전력을 구매하는 건수는 제한적이다. 미국 빅테크 중 신규 대형 원전과 30년 이상 PPA를 한 회사는 없다. 그들도 30년 이상 AI 서비스 수요에 대한 확신은 없다. 한전에 데이터센터 수전을 요구하는 개발 업체 중에서 실제 건설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10프로 미만이다. 과거 신규 개발 수요를 믿고 허허 발판에 신규 변전소를 건설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도 많았다. AI가 발전하면, 전력과 투자비를 천문학적으로 요구하는 현 AI기술 그 자체를 혁신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1년 사이 같은 구독료를 내는데 AI 서비스의 질은 획기적으로 좋아졌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예상보다 AI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는 크지 않을 수 있다. 불확실하므로 누군가는 보증을 해야 한다. 한 번 발전소를, 계통을 부설하면 투자비와 운영비가 들기 때문에 전망만 보고 투자를 하기는 어렵다. 2. 신규 원전 전기를 공급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원전을 건설하고, 그 원전에서 나오는 전기를 계통에 공급하려면 최소 8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한전의 기준이 그렇다. 국내는 대형 원전을 2기 1세트로 건설하므로 2.8GW의 신규 계통이 필요하다. 동해안 지역에서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데, 부지 선정부터 준공까지 8년 안에 된다고 가정하자. 문제는 계통이다. 2.8GW면 345kv 혹은 765kv 고압선로가 필요하며 백두대간을 넘어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계통이 필요하다. 실적을 보면 이 계통의 건설에 10년이 걸릴지 15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전력을 필요로 하는 수도권에 가까워질수록 신규 계통에 대한 반대는 심해진다. 원전을 필요로 하는건 수도권인데, 원전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주는 계통에 대한 반대가 심한 것도 수도권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고 최근 준공된 수도권 계통들은 모두 계획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지중선로를 요구하는 지자체들이 많아졌는데, 이 경우 선로 부설비용이 발전소 건설만큼 들어갈 수도 있다.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는 싼데, 막상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전기는 비싸진다는 뜻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AI 데이터 센터나 반도체 산단이 지방으로,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동해, 삼척, 울진에 AI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야 하고, 그들이 30년 이상의 전력 구매를 보증해야 한다. 가능할까? 원전 건설비는 정부가 부담하고 저렴한 전기의 혜택은 수요 기업이 누리다가 20년 후 더 이상 전기를 안 쓰면 어떻게 될까? 계산이 복잡하지만, 적어도 40년은 원전을 계속 가동해야 투자비가 회수된다는게 정설이다. 3. 수도권 원전, Coal to Nuclear 수요의 불확실성, 계통 부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형 원전을 빨리 건설해서, 그 전기를 빨리 AI와 수도권 반도체 산단에 공급하려면 정공법이 필요하다. 수도권에 대형 신규 원전을 건설하거나 수도권 석탄 발전소를 신규 대형 원전으로 바꿔야 한다. 수도권이 휴전선에 가깝고, 지질 구조가 원전을 지을 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우려는 기술로 극복해야 한다. 지질 구조 이슈가 SMR 기술 개발보다 어려울 거라 보이지는 않는다. 대형 석탄 발전소를 대형 원전으로 바꾸면 계통 문제는 해결된다. 석탄 발전소 부지는 꽤 넓고 주변 마을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으므로 대형 원전을 그 자리에 건설하는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프랑스는 파리 센강 상류에 노후 원전을 운영하고 있고 미국에도 대도시 인근에 원전이 꽤 많다. 부산 고리 원전과 정관 신도시는 직선 거리로 3km 떨어져 있고, 외국에서도 유사 사례도 있으니 불가능하다고 포기할 일은 아니다. AI 산업과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위해 원전이 필요하다면, 원전을 더 많이, 빨리 지으면 된다. 수도권에, 기존 석탄 발전소 자리에 지으면 된다. 그런 주장들을 대형 언론사 칼럼에서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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